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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께서 행하시도록
2019년 5월 16일 / 매일성경 / 역대상 17장 1-15절
‘네 생명의 연한이 차서 네가 조상들에게로 돌아가면 내가 네 뒤에 네 씨 곧 네 아들 중 하나를 세우고 그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니 그는 나를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대상17:11-12)’
다윗은 왠지 마음이 불편합니다. 자신은 궁전에서 지내고 있는데 정작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언약궤는 여전히 휘장 밑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단 선지자의 동의와 함께 하나님을 위한 성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대상17:2).
다윗의 의도 자체는 선했습니다. 성전 건축의 목적이 자신의 업적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단도 다윗의 선한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왕이 원하는대로 행하라 권면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에게 자신의 성전을 짓지 말라 다그치십니다(대상17:3). 다윗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이어서 하나님은 장막을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며 세운 것도 자신이고 다윗을 왕으로 세운 것도 자신임을 강조하시지요.
출애굽 시대부터 사사시대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여러 시행착오와 주변 강대국들의 압제를 피해 이곳 저곳을 유랑하며 지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쉽게 짓고 빠르게 철수할 수 있는 장막이 주된 처소였습니다. 언약궤도 유랑하던 백성들의 거처를 따라 옮겨다녔던 것입니다.
이제 막 다윗이 왕권을 잡은 당시의 상황 또한 백성들이 정착할만한 상황이 안되었습니다. 블레셋에게 빼앗겼던 언약궤가 다윗성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다윗이 왕으로서 권위를 내세우기에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했습니다.
그 무엇도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착의 중심이 될 성전을 짓기에는 때가 일렀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누구보다 이 때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역사를 만드시고 행하시는 주관자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다윗의 선한 의도는 하나님 보시기에 섣부른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성전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은 다윗의 시대가 아닌 왕권이 견고히 다져지는 솔로몬 시대입니다(대상17:11).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다윗의 계획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윗이 하나님의 계획에 맞춰야 하는 것입니다.
때론 우리 신앙도 섣부른 판단과 열정으로 하나님의 계획보다 앞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며 하나님의 때(카이로스, Καιρός)는 우리의 때(크로노스, Χρόνος)와 다릅니다. 제아무리 선한 의도라 할지라도 말이지요.
그럼에도 하나님은 다윗을 축복하십니다. 하나님의 계획대로 그의 왕권이 견고해지도록 이끄실 것이라 말씀하시지요. 더 나아가 그 누구보다 더 존귀한 자로 다윗을 만들겠다고 약속하십니다(대상17:8)
이 약속은 다윗을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은혜이자 보증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존귀하게 여김을 받도록 창조하셨고 지금도 우리를 존귀한 존재로 이끌고 계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계획하심 안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오직 한가지 뿐입니다. 주께서 온전히 행하시도록 우리의 삶을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섣부르고 성급한 마음에 하나님의 계획을 거스르지 않도록 우리 자신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믿음이란 견고한 인내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심지어 내 현실이 벼랑 끝에 서있는 순간이라 하더라도 말이지요. 과거 홍해 앞에서 두려워 떠는 백성들을 향한 확고한 모세의 선포를 기억하십시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출14:13)’
이 말씀을 우리 가슴에 굳게 새기며, 비록 주님의 행하심에 대한 눈에 보이는 증거가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성급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주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을 고대하는 우리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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