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할 때를 대비하라
2019년 12월 12일 / 매일성경 / 요한계시록 14장 14-20절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구름 위에 앉은 이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당신의 낫을 휘둘러 거두소서 땅의 곡식이 다 익어 거둘 때가 이르렀음이니이다 하니 구름 위에 앉으신 이가 낫을 땅에 휘두르매 땅의 곡식이 거두어지니라(계14:15-16)’
‘천사가 낫을 땅에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 굴레에까지 닿았고 천육백 스다디온에 퍼졌더라(계14:19-20)’
봄은 씨를 뿌리는 계절이라면 가을은 곡식을 거두는 계절입니다. 봄과 가을 사이가 멀게 느껴지지만 분명한 사실은 봄 뒤에는 반드시 가을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일생 또한 그렇습니다. 파릇하게 돋아나는 잎사귀와 같은 탄생의 순간에서부터 수많은 열매의 무게를 견디느라 줄기가 휘어지고 잎사귀 사이마다 갈색 빛으로 띄며 황혼까지 이릅니다.
고로 역사와 인생의 공통점은 처음과 끝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씨를 뿌릴 때가 있다면 곡식을 거둘 때가 반드시 찾아온다 것입니다. 인생은 농부가 자기 밭에 뿌린 씨를 품고 각자의 열매를 맺기 위해 나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열매를 맺느냐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맺는 열매가 농부에 마음에 합한 열매인지 아닌지를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역사의 곡식을 거두는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농부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추수의 때 곡식을 거두시고 포도를 짓밟으셔서 피바다로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익은 마른 곡식은 곳간에 저장할 수 있지만 포도는 익은 즉시 바로 썩기 때문에 먹거나 짜지 않으면 안되는 열매입니다.
어느 열매가 더 오랫동안 농부의 손에 있을까요? 마른 곡식입니다. 쌀과 밀, 보리와 같은 마른 열매는 보기에 작고 볼품 없어도 농부에게 없어서는 안될 보물 같은 존재인 반면 포도는 보기에는 탐스러우나 금방 썩어 흉측한 모습을 변질됩니다. 이것이 추수의 때 복음 안에 있는 자와 그렇지 않는 자의 모습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추수의 때를 대비하며 마른 곡식과 같은 올곧고 단단한 열매를 맺는 삶으로 나아가야할 것입니다. 그저 보기에 아름답고 탐스러운 열매를 쫓는 삶은 추수의 때 농부에 발에 의해 무참히 짓밟혀 피바다에 덮히는 처참한 말로를 지나게 될 것입니다. 인생은 어떻게 사는가보다 어떻게 끝내는가(finishing well)가 더 중요합니다.
농사 중 벼농사가 가장 어렵습니다. 심기도 어렵고 열매를 가장 늦게 맺으며 더군다나 열매 맺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 않습니다. 믿음 또한 그렇습니다. 믿음을 갖는 것도 어렵고, 믿음을 지키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믿음만이 하늘 창고에 채워질 유일한 곡식입니다. 그렇기에 추수의 날까지, 주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믿음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비록 이 땅에서의 삶이 비천하고 남루할지라도 말이지요. 믿음으로 인한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롬8:18).
